정치의 사법화
최근 정치 사법화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타협과 양보를 통해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갔던 정치가 자신들의 문제를 사법부에 맡겨버리는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은 정당 내부 문제가 사법부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야당 역시 대표의 법 위반 의혹으로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정치는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그 정의이자 소명이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정치는 그러한 역할을 잘해왔다. 여전히 많은 국가들이 정치의 기능에 대해 인정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좀 다르다. 정치는 자신의 존재 이유이자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언론인은 한국정치에 없는 것으로 대화, 타협, 협치를 꼽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정치는 늘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따라서 갈등과 대립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관점, 성향에 따라 보는 것이 다를 수 있고 그런 차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원래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현안 및 갈등이 매번 법정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판사가 갈등을 해결해주는, 다시 말해 사법부가 직접 정치를 해야 하는 낯선 상황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은 정치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등마저 돌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