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9회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7표를 행사하게 된다. 시도지사, 시도교육감, 구시군의장, 지역구시도의원, 지역구구시군의원, 비례대표시도의원, 비례대표구시군의원이 그것이다. 위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투표용지는 대동소이한데, 교육감선거 투표용지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의원선거에서는 정당명과 함께 기호가 표시된다. 그런데 교육감선거 투표용지에는 정당명과 기호가 없다.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감의 경우 정당공천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는 정당명이나 기호 없이 후보자의 이름만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투표용지의 배열 순서를 유권자가 정당의 기호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2014년 지방선거부터 교육감선거에 한해 ‘교호순번제’를 도입하였다. 교호순번제는 후보자 이름을 가로로 배열하고 기초의원선거구마다 후보자의 배열 순서를 다르게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 B, C 세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면, 한 선거구에서는 A-B-C 순서로 표시하고, 다른 선거구에서는 B-C-A, 또 다른 선거구에서는 C-A-B 순서로 배열하는 식이다. 특정 후보가 특정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도록 순서를 순환시키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기존 교육감선거 투표용지가 갖고 있던 문제점이 있었다. 과거에는 후보자 이름을 세로로 배열하고 추첨으로 순번을 정했는데, 유권자 일부가 맨 윗자리를 정당의 기호 1번처럼 인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두 번째 자리 역시 거대 정당의 기호 2번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자의 정책이나 자질보다 추첨 결과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 1월 교호순번제 도입에 합의하였다. 제도의 핵심은 후보자 간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데 있었다. 단순한 위치 효과 때문에 특정 후보가 유리해지는 현상을 줄이고 유권자가 후보자의 정책과 역량을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교육감선거 투표용지는 기존 방식과 달리 후보 이름 자체를 세로 쓰기로 하되 후보 배열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 배치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는 유권자가 위쪽 후보를 무의식적으로 ‘1번 후보’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또한 선거벽보 역시 같은 원칙에 따라 기초의원선거구마다 후보 사진과 이름 순서를 달리 배치하게 되었다.
교호순번제는 공정성을 높였지만 선거관리 측면에서는 상당한 부담도 초래한다. 이전에는 교육감선거 투표용지를 광역자치단체별로만 제작하면 되었지만, 교호순번제가 도입되면서 기초의원선거구마다 서로 다른 투표용지를 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교호순번제는 교육감선거를 보다 정책 중심·인물 중심 선거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제도적 장치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감선거는 정당 경쟁이 아니라 지역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인만큼 유권자가 후보자의 위치나 순번이 아니라 이름과 정책, 교육 비전을 충분히 숙지하고 투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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